KBS2 ‘엄마가 뿔났다’의 스타는 단연 은아(장미희)다. 완벽하고 도도한 겉모습 뒤로 보여 지는 다소 엉뚱하고 귀여운 그녀의 행동은 극의 인기에 크게 기여했다.
그런 은아의 취미는 이색적이다. 타인 특히 며느리 영미(이유리)의 흠집 내기 전문인 그녀는 ‘가르치기’를 즐긴다. 지난 주 미술에 대해 온갖 설명을 늘어놓았던 그녀가 이번엔 이색 강좌를 벌였다. 군림하며 살 수 있는 법, 즉 ‘남편학개론’이 바로 그것이다.
“쓸모 있는 지식은 되도록 기억창고에 집어넣으려고 노력하지. 그리고 한 번 기억한 건 기회 있을 때마다 한번 씩 꺼내서 되뇌어.”
지난주 까지 은아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었다. 남편 진규(김용건)앞으로 날아온 ‘자동차 사고처리서’에 놀란 그녀가 외도를 의심하며 무섭도록 그를 몰아붙인 것이다. 진규 역시 이대론 당할 수 없는지 집을 나가는 등의 강수를 두며 은아에게 대응했다.
남편 앞으로 날아온 처리서에 적혀있는 젊은 여자의 이름. 분명 오해하기에 충분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도가 과했다. 진규의 해명에도 그녀는 자신을 속이는 행위라며 화를 가라앉히지 않았다. 시청자들로선 다소 이해할 수 없었던 과장된 의심과 행동, 17일 방송된 그녀의 일장연설을 통해 그 이유가 밝혀졌다.
“남자는 절대로 느슨하게 다뤄서는 안 돼. 고삐 확실하게 틀어주고 무섭게 다뤄야지. 남자를 100%다 믿는 건 멍청한 짓이야. 남자들이 얼마나 대책 없는 사람들인데 그 상황에 덮어놓고 믿어. 끊임없이 새 거 다른 거로 목을 비트는 게 남자란 동물의 속성이야. 당하고 주저앉지 말고 당하기 전에 철통같이 감시하고 단속해야 돼.”
결국 은아는 자신의 논리처럼 ‘당하기 전에’ 승부수를 미리 띄웠던 셈. 비록 강하게 대응한 진규 탓에 굴욕의 ‘무릎 꿇기’까지 감행해야 했지만 그녀로선 최선의 방법이었다.
이 같은 연설에 학생(?)영미는 그야말로 질린 기색이 역력했다. “당한 건 없지 않느냐”며 항변도 해보았지만 청산유수처럼 쏟아지는 그녀의 주장에 곧 수긍했다. 자신감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그녀의 진면목을 제대로 확인시켜 준 대목이었다.
한편 이 날 방송된 ‘엄마가 뿔났다’에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한자의 태도가 비난에 직면했다.